[스포츠동아] 강릉의 엘클라시코 ‘단오정기전’ 아시나요?

강릉단오제위원회 | 조회 269 | 작성일 : 202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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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깊은 축구 친선전 제일고가 중앙고 3-2 꺾어
- 승부 떠나 선수·응원단·시민들 함께한 축제 큰 의미

《학교체육진흥회와 스포츠동아는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 ‘2023 학생 스포츠기자단’을 운영합니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선발된 학생 스포츠기자단은 다양한 학교 스포츠 활동 및 일반 스포츠 관련 소식을 취재해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건강하고 활기찬 학교체육 문화조성에 앞장설 것입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우리 학교가 득점하면 기립하고 소리 지르게 돼요.”

태양이 전국을 내려다보던 6월 24일,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에서는 또 하나의 여름날 추억이 생겼다. 바로 강릉을 넘어 강원권 최대의 축구 라이벌매치인 ‘단오 정기전’이 열렸기 때문이다.

단오 정기전은 강릉시의 남자 고등학교인 강릉 제일고와 강릉 중앙고의 축구 친선전을 일컫는 말이다. 이 더비의 기원을 찾아 올라가보면 1920년대 열린 ‘관동 단양제 축구대회’가 시작이었다. 이때는 강원도외 고교도 참가했다고 전해진다.

현재의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은 1940년대로, 당시에는 단오 정기전이 아닌 제일고의 옛 이름인 상업고와 중앙고의 옛 이름인 농업고의 앞 글자를 따 ‘농상전’ 혹은 ‘상농전’으로 불렸다. 이 이름은 두 학교의 이름이 바뀐 지금까지도 계속 사용되고 있다.


올해 역시 열기가 뜨거웠다. 경기장 앞은 경기를 보러 온 각 학교 동문회와 학생들, 학교 응원단, 강릉 시민 등으로 가득 찼다. 경기 30분전부터 각 학교 응원단은 신경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경기 시작 10분 전, 제일고 응원단 소속 학생을 인터뷰할 수 있었다.

- 학교 응원단으로서 경기에 임하는 기분은 어떤지?

“전통과 인기가 있는 경기의 일원이 될 수 있어서 기대되고, 재미있게 즐기고 싶다.”

- 응원전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기억이나 보람찼던 기억은?

“날이 너무 덥기도 하고, 악기를 세팅하는 것이 꽤 힘들었다. 그래도 재미있기는 했다.”

- 오늘 경기 어느 팀의 승리를 예상하는지?

“당연히 제일고다. 사실 예전에는 ‘내가 제일고 학생이라고 제일고를 응원하게 될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응원전을 준비하다보니 자연스레 우리 학교를 응원하게 되었다. 3:0으로 제일고가 이길 것이다.”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한 명의 의견이 아닌 다수의 공통된 답변이었다. 이처럼 모두 경기에 진심으로 임했다.

경기는 초반 중앙고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전반 29분 제일고의 선제골이 터지고 이에 질세라 후반 2분 만에 중앙고도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후 각각 한 골씩 추가하며 후반 21분까지도 2:2로 팽팽하게 흘러갔다. 양 팀의 응원단은 골이 터질 때마다 일어나 단체응원을 펼치며 계속해서 서로를 견제하고 각자의 팀을 응원했다.

후반 25분 제일고가 한 골을 추가하며 격차를 벌렸고 경기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태클 한 번에 몸싸움이 수차례 일어났다.

끝내 제일고가 볼을 걷어내며 경기는 3:2 제일고의 승리로 끝났다.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쓰러진 중앙고 선수단과 승리를 기뻐하며 달려오는 제일고 선수단의 대비되는 모습은 이 더비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한 눈에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경기가 끝난 후, 중앙고 출신 한 시민은 “경기 내용은 너무 재미있었지만, 중앙(고)이 져서 너무 아쉬웠다”며 패배의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30도가 넘어가는 무더운 날씨에도 선수단과 응원단, 관중 모두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경기에 임했던 2023년 단오 정기전. 승패를 떠나 지역 스포츠의 활성화와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이 라이벌 매치는 내년 강릉 단오제 기간에도 진행될 예정이다.


예전에는 이 더비가 서로 간의 자존심 싸움으로도 이어졌는데, 타 학교의 교문을 뜯거나 패싸움이 일어나는 등 흔히 ‘훌리건’으로 불리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에는 이 정도의 열기는 아니지만 여전히 강릉 최고의 더비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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