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단오제는 `신비한 축제'다. 단오제가 열리는 동안 강릉은 하나의 거대한 신기루로 변한다. 어디선가 사람들은 꾸역꾸역 쏟아져 나와 파도가 치듯 이리저리 몰려다닌다. 그 순수한 자발성과 뜨거운 열기, 그리고 활기찬 역동성은 비할 데가 없다. 5월27일부터 시작돼 이달 3일까지 남대천 일원에서 계속되는 올해 강릉단오제도 어김없이 거대한 신기루를 만들어 내고 있다. 축제의 막이 오르자마자 수십만의 인파가 단오장을 가득 메웠고,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뜨거운 열기는 마치 가마솥 솥뚜껑을 들썩이는 김과 같다. 올해 강릉단오제는 `소망을 담은 열정, 올림픽 성공 개최'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12개 분야 71개 프로그램을 펼쳐 보이고 있다. 이 슬로건에는 내년 2월 동계올림픽 기간 중 빙상 경기 전체가 열리는 강릉의 염원이 담겨 있다. 강릉단오제위원회는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수리취떡 2,018개를 방문객들에게 나눠줬고, 대형 철골 잉어 조형물에 2,018개의 메시지를 매다는 퍼포먼스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단오장 일대에서는 동계올림픽 유산으로 남겨질 `미소짓고 인사하기 캠페인'도 실행되고 있다.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염원하며 단오장을 누비다 보면 가장 먼저 `자발성'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이 자발성이 동계올림픽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면 그야말로 `꿈이 이뤄지는 올림픽'이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문제는 이 자발성을 어떻게 이끌어 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동계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열기는 식어도 한참을 식어버렸다. 단오제를 구경하기 위해 부산에서 강릉을 찾은 한 원로 문인에게 동계올림픽 경기장을 구경시켜드리자, 그 원로 문인은 동계올림픽이 강릉에서 열리는지를 처음 알았다고 털어놓으셨다. 심히 놀랐지만 이것이 현실인 것을 어찌 하겠는가. 그러나 지금도 늦지 않았다. 마침 새 정부가 동계올림픽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하니 이 `자발성'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관심과 열기를 다시 북돋아 주길 기대해 본다. 강릉단오제는 자발성을 이끌어 내는 숱한 장치를 간직하고 있다. 신을 모셔오고 다시 보내는 환상적이고 드라마틱한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들을 가득 펼쳐놓는다. 무질서한 것 같지만 질서가 있고, 질서가 과하다 싶으면 흥을 돋우는 무질서가 슬쩍 끼어든다. 무질서와 질서의 교차와 혼재는 강릉단오제 성공의 필요충분조건이다. 강릉단오제가 다른 곳의 `운동장 축제'와 다른 점도 여기에 있다.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기관·단체들은 자발성을 이끌어내는 강릉단오제의 이러한 여러 장치와 필요충분조건에 대해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어떤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낼 것인지,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는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고 골고루 충분한지, 너무 질서에만 집중해 축제가 지닌 `무질서의 질서'를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봐야 한다. 강릉단오제는 동계올림픽의 스승이다. 2017.6.2 |